일본 초등생 약40% "태양이 지구 돈다" .

일본 국립천문대가 초등학교 4~5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실시한 우주지식 설문조사에서 응답자의 41%가 "태양이 지구 주위를 돌고 있다"고 답하는 등 가장 기초적인 과학상식마저 없는 것으로 드러나 과학과 기술 선진국을 자처하는 일본의 자존심에 먹칠을 하고 있다.

일본에서는 지난해 가을 화성근접 당시 "화성특수"라 불릴 정도로 망원경, 화성모형, 관련서적 등 각종 상품이 불티나게 팔렸는가 하면 전국의 각 천문대마다 어린이 관람객 인원이 수용을 못할 정도로 넘치는 등 우주과학에 남다른 열의를 자랑해 왔다. 그러나 이번 국립천문대 설문조사의 결과, 고학년 학생들임에도 불구하고 천동설을 믿는 학생이 40% 이상이었으며 달의 형태 변화에 대해서도 "보름달, 초승달 등 여러가지 달모양이 있기 때문"이라 답하는 등 정답자가 절반에 미치지 못해 과학교육의 실효성에 대한 의구심을 낳고 있다.

한편 얼마 전에는 청소년들 사이에 인기가 많은 일본 고교생 아이돌 가수가 TV 토크쇼에 출연, "최근까지 해와 달이 같은 물체라고 알고 있었다"고 무덤덤하게 이야기하는 동영상이 국내 네티즌 사이에서도 화제가 된 바 있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유난히 우주와 로봇 소재의 과학기술 애니메이션 및 만화책이 다양하게 발전돼 있고 정부가 로켓, 인공위성 등 우주관련 사업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지만 포장만 그럴싸할 뿐 정작 미래산업을 이끌 어린이들의 기초교육의 핵심은 붕괴된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일반적으로 일본인의 독서량이 높다고 알려져 있지만 실제로는 아동뿐만 아니라 성인들까지 잡지, 만화책 등 가벼운 "볼거리"의 비중이 큰 것으로 전해지며 최근에는 지성의 대표가 되어야할 대학생들조차 심도있는 관찰 및 문제분석 과정을 골치 아프다며 기피하는 경향이 심한 것으로 알려졌다.

설문조사를 시행한 국립천문대 교수팀은 암기식 교육법을 문제삼고 앞으로 현상에 대한 관찰과 실험의 비중을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