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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100

2007.04.04 23:24

papaya 조회 수:557 추천:10

오지 않을것 같던 날이 서서히 다가오고 있습니다.
보통이라면 군제대라는 크나큰 행사(?)에 설레일법도 하지만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제 성격은 좀 앞일을 미리 걱정하는 타입입니다. 좋은말로 하면 앞을 내다보는것이지만 나쁜말로 하면 쓰잘데기 없는 걱정을 초장부터 하는거지요. 대체적으로 후자쪽의 말을 자주 듣습니다.

실질적으로 학교에 복학할 시기는 9월. 이제 4월 초순이니 넉달반이나 남았지요.

저의 전공은 토목이었습니다. 하지만 제가 원해서 갔기 보다 사실 점수보고 간것과 역시 같은전공을 하시고 그 계열에서 일하시는 사촌형님의 권유가 컸었습니다. 재수까지 한 주제에 그닥 만족스럽지 못한 점수에 '에라 모르겠다'하고 원서쓴것까지도 넣는다면 그리 좋은 선택은 아니었습죠.

그에 비해서.

제가 어쩌다가 흘러들어오게 된 보건소. 그중에서도 간호직.
남자임에도 불구하고 상당히 매력적이라고 생각합니다. 뭐라뭐라 설명하기보다 그냥 제가 느끼기에 끌린다라고 할까?

물론 저에게 안맞더라도 머리 피터지게 공부해서 돈 떵떵벌며 - 토목계열은 정말 능력위주의 편성으로서 경력만 약간 받쳐준다면 연배에 비해 많은 돈을 벌 수 있습니다. 물론 전제는 '노력의 여하'입니다 - 살수도 있는 일이지만. 사실 자신도 없을뿐더러, 돈이고 뭐고간에 일단은 무언가 토목보다 간호쪽이 와닿는면이 많습니다. '간호'잖습니까...
(물론 간호도 '노력'이란것이 필요한건 똑같지만. 이러다간 다람쥐쳇바퀴가 되겠군요-_-a)

만일 제가 군입대 전에 이런걸 알았더라면 하는 아쉬움이 많이 듭니다. 지금 나이 스물넷...네, 양보해서 제가 12월생이니까 만 스물두살 사개월. 확실히 포기할 나이는 아니지만 그렇다고 뭔가 도전하기에도 찜찜한 구석이 있는 그런 나이입니다.

재수하고 토목에 매달렸던 시간을 공으로 날려먹어야 하는건가? 하는 생각을 영원히 떨쳐버릴 수 없을것 같습니다. 제가 시간을 많이 날려먹은 편이라서 '이번에도 또?'라는 주위 시선을 무시할 수 없습니다.

모처럼 훈련소 동기였고 지금 부서는 다르지만 같은 근무지에서 일하는 동기녀석을 잠깐 지나쳤습니다. 그녀석도 100일남았다는것에 대한 기대감과 두려움이 교차하더군요. 그치도 나랑 동갑이기도 하고 죽이 맞았었는데 참 기분이 묘했습니다.

아마도 해제 한달전쯤에는 거취를 잡을것 같습니다. 훈련소와 공익생활을 하면서 느낀것중 하나가 질질 끌어봐야 거기서 거기라는 것입니다. 고민은 필요하되 번뇌는 필요이상의 것입니다. 욕을 얻어먹든 집에서 쫓겨나가든 어떻게든 살아야 할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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