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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수없는 진화

2007.08.09 09:45

s모군 조회 수:676 추천:4

공공기관(면사무소)에서 근무한지 2년째가 지났습니다.

앞으로 15일이면 이 일도 끝입니다.

그래서 ....기념삼아 푸념을 해봅니다.






요즘 읍면동사무소에 전산화가 되어 있어서, 전국 어디에서나 민원처리가 가능하게 되었습니다.

그런데 그- 민원처리 시스템이 말입니다.....

왜선지 점점 불편하게만 변하고 있는 현실입니다.


도대체 internet explorer의 어디가 그렇게 신뢰가 가는지 몰라도
전용 클라이언트시스템을 이미 다 갓추고 있던 민원처리 시스템을
굳이 웹기반으로 변형시킬 이유가 없지 말입니다.


게다가, 접속하기 쉬운것도 아닙니다. 내부 인트라넷망을 이용하기 때문에 외부에서는 접속 자체가 불가능하고 도메인이 따로 있는것도 아니고 ip를 외워서 들어가야 됩니다. 이게 뭡니까...

클라이언트시스템을 사용할때에는 한번 로그인하면 하루종일 작업이 가능했습니다.
그러나 웹기반 시스템은 세션이 만료되면(- 아마 30분에서 1시간으로 추정됩니다) 로그인 된 상태에서 작업이 진행이 안됩니다. 로그아웃 상태라는것을 알려주지도 않습니다. 결국 창을 끄고 처음부터 다시 로그인하여 작업해야 합니다.

구형 클라이언트 프로그램은 , 델파이 기반의 프로그램에, 뭔가 허접한 인터페이스에 느린 반응을 보이긴 했습니다만, 적어도 현행 웹기반 서비스보다는 빠른 반응을 보여주었습니다. 네, windows98 기반으로 만들어진 프로그램이라 Vista에서 돌아가지 않는다는걸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새로 만들어진 웹기반 시스템도 비스타에선 쓸수가 없습니다.

어이없이 많이 깔리는(-최소 5개)액티브X가 대부분 호환이 안됩니다. 로그인을 하려고 하면, 액티브 X를 깔으라는 메시지만 뜨고, 액티브X를 깔면, 윈도우가 거부합니다. 어쩌라는겁니까?

게다가 정작 XP를 통해 로그인을 해보면, 로그인부터 민원등록까지만 웹기반이고 실제 민원처리는 dll모듈의 별도 실행을 통해 클라이언트로 구동됩니다. 이것은 델파이기반의 기존 클라이언트에서 가져온 것이므로 비스타에서 작동하지 않을것이라고 쉽게 짐작해볼수 있겠지요. 또한 DLL모듈이 미리 깔려있지 않고 필요할때 웹에서 다운로드하여 실행되는데 현재 읍면동사무소의 네트워크는 환장할정도로 느립니다.UP/DL최대 100kb/s, 핑은 아주 제멋대로 춤을 춥니다. 10mbps도 안되는 광회선을 무려 100대가 넘는 컴퓨터가 쓰는 탓입니다.

이게 뭡니까?

왜 웹으로 옮겨간겁니까?

현재 민원창구에서 민원업무를 보려면 최소한 1개의 클라이언트와 3개의 웹창을 띄워두어야 합니다. 클라이언트는 로그아웃이 되지 않으므로 그냥 띄워놓고 쓰면 됩니다만, 항상 모든 민원을 골고루 쓰는 것은 아닙니다. 호적민원을 보다가 일반민원(토지대장 등) 을 보려고 새올행정시스템을 누르면 반응이 없습니다. 바빠 죽겠는데 첫 화면으로 돌아가서 다시 로그인해야 합니다. 또 한참 다른 민원을 처리하다 호적확인을 하려는데 "로그인후 1시간이 지났습니다." 라면서 자동으로 로그아웃되어버립니다.

아- ...

전자민원 G4C는 예전엔 DOS기반에다 전화선(팩스모뎀)을 통해 이루어지던 서비스였습니다. 그런데 웹기반으로 바뀌었죠. 네, 바뀐건 좋습니다. 그런데 인터페이스가 이게 뭡니까-_-....
전자민원 G4C라는것은, 민원인이 방문한 시군구읍면동사무소에 처리가 불가능한 민원이 있을때, 전산을 통해 처리가 가능한 곳으로 연락을 하여 처리를 하고, 결과물을 Fax를 통해 송부받는 시스템입니다. 현재 대학민원, 일부 현지처리 민원이 적용되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게, 반응이 터무니없이 느립니다.
민원인은 언제쯤 되냐고 아우성인데, 이 시스템의 권장 처리 기한은 접수후 3시간 이내입니다. 물론 저쪽에서도 최대한 빨리 민원처리를 하려고 하겠지만, 시스템상 신규 민원을 알려면 굳이 민원쳐리현황관리창을 접속해서 신규 민원이 있는지 살펴보아야 합니다. 알리미라는 서비스가 있긴 합니다만, 시도때도없이 로그아웃되고 정작 민원알림이 불규칙해서, 올때도 있고 안올때도 있는지라 "민원이 없구나~"하고 안심하고 있는데 저쪽에서 안달이 나 전화가 와서 처리해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사실 민원인이 앞에 서있으면 민원처리하는 사람 입장에선 안절부절하기 마련입니다. 왠지 불안하고, 어쨋든 빨리 처리해주고싶은 마음은 굴뚝같습니다. 그런데 민원인이 말합니다. "건축물 대장좀 뗄려고 하는데요" 저는 말합니다 "그건 최소 한시간은 걸립니다..."(이정도는 말해놔야 민원처리가 안되서 욕먹는 사태를 피할수 있습니다) 그러면 민원인이 말합니다 "저쪽에 막 전화좀 해서 빨리좀 해달라고 하세요..." 저는 난감하죠, 사실 전화를 하면 저쪽도 불편합니다. 신청한지 10분도 안되서 처리하려고 분주한데 갑자기 전화가 오더니 빨리좀 해주세요 하면 재촉하는 쪽이나 당하는 쪽이나 편한 기분은 아닐겁니다. 어쨋든 언제오나 노심초사 기다려서 Fax로 송부받은 문서를 기분좋게 교부했는데 민원인이 말합니다.

"글씨가 안보여요"

네, 그렇습니다. fax는 도트가 크므로 10px이하의 작은 글씨는 구별하기가 힘듭니다.

전 이렇게밖에 말할수 없습니다

"원래 그래요, 팩스니까..."

지금까지 열심히 기다린게 짜증난다는듯이 투덜거리며 문을 지나는 민원인의 등을 보고 있으면, 시스템이 대체 어디로 진화하고 있는건지 궁금하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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