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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가 촌놈이라 그런가요

2008.09.08 15:00

불럽 조회 수:716 추천:3

도시는 참 이해안되는 구석이 많습니다.
특히 사람들이 뭔 정신을 가지고 사는지부터가 저로선 좀 ...
사정상 수원에 갔습니다만, 수도권을 갔다올때마다 늘 뭔가 답답함을 느낍니다.

일 볼건 일단 그럭저럭 다 보고 [..] 돌아가려는데
하행차편 시간이 미묘해서 찜질방에서 자고 가기로 했습니다.

일단 찜질방 들어가기 전에 출출해서 근처 맥도날드에 들어갔습니다만,
여기서부터 이미 카오스

사람이 오든 안오든 서로 장난치느라 바빠서 주문도 안받고 있는 점원하며
다 식은 치킨텐더를 내놓고 '주문하신 치킨텐더 나왔습니다'~ 가 아니라
"나왔어요~" 하는거까진 뭐 점장이 직원 교육이 개떡같아서 그렇다 쳐도
후렌치 조각을 던지며 놀고있는 꼬맹이와 잘한다 더 던져봐 하고 있는 애엄마
바닥 청소중인 알바에게 먹던 선데가 너무 달다며 닥달하는 할배

(-_-;) 여긴 누구 나는 어디

여기까진 좋았는데 밖에 나오니 쓰레기통이 버젓이 있는데도
그 옆의 벽틈새 촘촘히 박혀있는 담배꽁초들, 담배재로 자랑인듯이 커플 메세지 적어놓은 벽이며 버스 정류장 앞에 소주 빈병으로 침대 만들어서 자고 있는 노숙자

찜질방 안마저 카오스.
찜질방 시설 자체가 나쁜건 아니었습니당...
하지만 늘 그렇듯이 선진 시설은 후진적 인식 앞에선 제값을 못해요.

분명 취기는 없어보입나다마는 화장실 소변기에 응아를 지르고 땀닦는 수건으로 밑을 닦은 뒤 그걸 세면대에 던져 놓는 아저씨가 하나 있었고
그 큰 로비가 다 쩌렁쩌렁할 정도록 고함... 잠꼬대를 하는 아줌마 하며,
그걸 보고도 아무도 깨워서 한마디 하지 않는 주변 사람들,
새벽 3시까지 불켜놓고 떠드는 커플,
잘 덮고 자고 있는 사람의 이불을 벗겨 가져가는 할머니.
애가 탈의실 복도 한가운데서 엎어져 자고 있는걸 신경조차 안쓰는 것 하며 티비에 빠져서 흡연실 옆에 두고 담배펴가며 떠나가도록 웃고 있는 애 아부지
...
..


눈붙이긴 커녕 긴장으로 피로가 쌓여서 뛰쳐나온 뒤 해뜰때까지 근처 공원 벤치에 앉아서 모기한테 헌혈이나 해주고 있었네요. 어째 24시간 하고 있는 피시방이 하나도 없냐... 공중 화장실은 이미 술에 쩔어 뻗은 아찌들이 문앞부터 길막 ㄳ



그게 도시의 일반화이진 않았으면 해요.
개념있는 사람보다 개념없는 사람들이 더 득실거리는 이 곳에서
용캐 살아가는 사람들이 정말 대단합니다.

마지막까지 역 앞에서
한 아저씨가 저에게 노원구 어디 갈려면 버스 몇번 타야하냐고 물어보길래 외지 사람이라 모릅니다 도움이 못되서 죄송합니다... 했더니 병신 그것도 몰라 ㅋ 라는 답변을 건네왔던 그 아줌마 역시 조용히 떠올라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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