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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장단에 맞춰주리?

2007.03.09 16:02

papaya 조회 수:656 추천:7

일단 썰을 풀자면, 우리나라만큼 정부에 대한 불신이 있는 나라도 없죠. 그저 정부가 뭐만 한다고 한다면 대통령이 누구이든간에 까고보는 경향은 이미 03이때부터 만연해왔던게 사실입니다. 실질적으로 무능했든지 아니든지간에 일단은 까고 봅니다.

그와는 대조적으로 정부에 바라는것도 많습니다. 당연히 이렇게 해야한다는것을 바라고 있는것들은 갖고 있는 불만에 딱 상반되게 많습니다. 중고딩때 권리를 얻을라카면 의무를 행해야한다고 배웠던걸 잊어버린거 같습니다. 당연한겁니다. 일단 제 배 따땃하면 눈에 뵈는게 없잖습니까.



다수의 서비스업의 골칫거리는 '잘해줘봐야 돌아오는건 클레임'입니다. 가격, 서비스, 품질 어떤거든간에 하나가 충족되면 다른 하나가 좀 떨어지는 경향은 어디에나 있지만 유독 '내가 이런이런 서비스를 받고 있고 거기에 충족을 못시키니까'라는 이유로 온갖 불만을 쏟아내고 있는게 현실입니다. 물론 갸들도 잘한거 하나도 없습죠. 자기의 허물은 보지 못하고 얻어내는게 없으니 까는거 맞습니다.



제가 일하는 보건소란 곳은 정부기관 - 구청소속 - 과 서비스업 - 병원 - 을 양립하고 운영하는 곳입니다. 과거 '보건소는 가난한 사람만 가는데'라는 인식은 지금도 존재하지만 나름대로 최선을 다해 일반 병원의 서비스 및 진료를 보일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 하고 있는것도 사실이죠. 물론 똑같이 내지는 그 이상을 할 수 없는건 의사들이 반대해서 그렇지만....

그래도 기본접종 무료, 일반진료는 500원, 또 보건소가 아니면 할 수 없는 온갖 관련서류 떼는것도 아주아주 적은분량의 돈을 받거나 공개해버려서 돈소리 안나오게 한다거나 임상병리쪽은 거의 병원의 80%정도는 소화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군단위 보건소에서도 가능하죠. 오히려 작은쪽으로 갈 수록 인프라가 잘 되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오늘 이런일이 있었습니다. 사실 이런일 비일비재합니다만.
2개월된 아기가 오후 세시에 주사를 맞으러 왔었습니다. DPT+소아마비라는 주사인데 두대를 동시에 맞고 또 주사 자체가 굉장히 조심을 요하는 주사이므로 오전에 접종 후 저녁정도까지 추이를 지켜봐야할 중요한 주사입니다. 2개월이면 영아입니다. 아직 입에 이도 나지 않은 아가인데 엄마는 닥치고 놔달라고 합니다. 그래서 아가를 생각하는 마음으로 아이에게 부담이 되고 진정으로 아이를 생각하신다면 시간을 내셔서 오전에 오시라고...그게 아이에게도 나중에 엄마에게도 좋은일이라고 그렇게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쪼르르 본소로 가서 '더 좋은 본소로 가버리라고' 우리가 그랬다며 바락바락 따지고 들었다더군요. 물론 우리는 우리대로 위에서 쪼임을 당했고...

우리가 설득을 할때 마지막으로 하는말인 '같은 주사로 이 시간에 맞은다음에 사망한 사례도 있습니다'를 아직 해보지 않았는데 그런 말을 해야해버릴지도 모르겠어요.
(실제로 있었고...그사람은 보건소에 소송을 걸어서 패소했습니다. 충분히 주의를 주었고 예진표를 쓸때 모든것을 동의하는 뜻으로 서명을 하는데 서명이 되어 있었고 그 뜻은 모든것에 동의했다는 증거니까요. 물론 1, 2심에 항소까지 거쳤습니다.)

자기에게 득이 되는 소리는 독으로 들리는걸까요.

사람들이 그런가봅니다. 그래서 한참을 수렁에 빠져있고 또 어느샌가 언제 그랬냐는 식으로 다시 수면으로 올라와서 사회활동을 하고 그러겠지요.

대체 무슨말을 어떻게 해줘야 좋은 서비스를 해줬단 소리를 듣게 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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