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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5.03 20:41

papaya 조회 수:734 추천:2

양주도 소주도 맥주도 다 좋아하지만 제가 제일 좋아하는건 입(...)

그건 그렇고-_-;;

지난 4월말일에 병원 간호부의 체육대회가 있었는데, 부장님의 아이디어(라고 쓰고 민폐라고 읽습니다)로 인하야 근 200명이 넘는 인원이 찜질방에 가는 일이 있었습니다.

'사우나도 하고 친목도 다진다'라는 노림수와는 다르게 모두가 서로의 쌩얼을 경계하고 모두가 그 고유의 찜질방옷을 남자의 가장 큰 사이즈로 입게되어 몸매 등을 경계하여 아주 우스꽝스럽게 되어버렸습니다-_-;

다만, 제가 일하는 병동의 인원은 워낙 소규모였고 각 짬밥의 평균이 3년을 호가하여 굉~~장히 편하게 있을 수 있었습니다. 니다리가 굵네 내다리가 굵네 쌈박질을 하고 약 60kg정도를 버틸 수 있을것 같은 흔들의자에 네명이 앉아서 온갖 포즈를 취하며 사진을 찍는가 하면 누가 더 냉방에 오래버티나하는 식의 버티기 게임과 누가 노숙자포즈를 잘 취하는지하는 게임이라던지 범죄현장을 누가 가장 잘 표현하느냐 하는식의 내기를 하며 '역시 너네들은...'이라는 눈총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어디서 일하는지는 제 글을 검색해보면 나옵니다-_-;;)

그리고 야유회의 하이라이트는 장기자랑입니다.
제가 참여자중 제일 막내였으므로 떠밀려서 나가야했습니다-_-
나름대로 최선을 다하여 흐린기억속의그대를 불러제끼고 다다음날 출근할때 모두가 알아보더군요-_-;;;;;;;;;;;;;
그렇게 3등타서 무려 부상이 현금 2만원이었습니다 크하하

...원래 이렇게 글이 써져야 정상이었거늘.

그 상금이 문제였습니다. 어차피 2만원이면 천원 더 보태서 소주가 7병밖에 안나온다는것을 빙자하여 모처럼의 쇠주(...)파티를 갔습니다. 가장 왕언니가 안주를 담당할테니 니 앵콜공연도 감상할겸 가자! 라는 대세에 못이겨서 쭐레쭐레 포장마차행.

모두가 모여 건배!
후발대가 와서 다시 건배!
소주병뚜껑 따기 2연패 두잔!
에라 돌리자 돌려....

중간을 모두 생략하여 결과만 설명드리자면, 아니 어차피 기억도 못합니다요.
옷은 구토물로 도배가 되었고-_-
머리에 3cm정도 찢어져서 피가 철철 나고 있었고-_-
양 무릎은 죄다 까졌고-_-
팔꿈치도 죄다 까졌고-_-
가슴팍엔 멍이 들어있고 아니 온몸 구석구석이 멍투성이고...

아...끊겼구나-_-;;;

총 합쳐서 6잔을 먹은. 제 치사량의 절반정도에 해당하는 술을 잡수시고 멋드러지게 필름이 끊겨버렸습니다. 그날 아침근무(07~15)를 한게 결정적이었네요 술마신 시각은 밤 10시가 훌쩍 넘은 시간이었으니까유. 게다가 찜질 실컷하고 얼굴 상기된채로 먹었으니 효과만점이었을거고...

같이 있던 사람들에게 문자를 보내서 - 차마 전화할 용기는 안났습니다. - 용서를 구했습니다. 다들 괜찮다며 문자를 돌려줬고 개중에 한분은 멋들어지게 구르고 넘어지는 동영상을 보내줌으로서 안그래도 속쓰린 저를 나락으로 빠뜨렸습니다-_-;;;;;;
(물론 좀 약은짓이긴 하지만 그만큼 서로 품어가면서 일하는데기도 해서)

결정적으로 그날 오후에 출근하는 술자리에 동행한 간호사님과의 조우때 책망이나 화내는거 없이 괜찮냐고 물어보는거에 참 뭐라 몸둘바를 모르겠더군요. 다음날에도 또 그다음날에도 그냥 얘가 술먹고 그랬나보다 하고 넘어가는 분위기였습니다.

사실 저 그런거 되게 싫어했습니다-_-;;
진상이다 아니다를 떠나서 '왜 필름이 끊기게 마셔대'라는 행동 자체를 이해할 수 없었죠. 또 그렇게 자기주체를 못하는 사람을 뭐라 한마디 해주는 사람도 있어야 세상 돌아가는데 흐트러짐이 없다고 생각해오는 주의였습니다만,

이로서 앞으로 절대 술자리엔 참석 못할거라는 2년차 레지던트의 - 저의 일은 병동에서도 의국(의사들이 일하는데)에도 모두 퍼졌더군요ㅠ.ㅠ - 말한마디에 다시 술잔을 부여잡고 싶은 마음이 든 하루였습니다-_-;;;;;;;;

결론 : 이제 올해 술은 다 마셨구나-_-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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